이앙Yi Ang

ACT 2 응결

멈추면 옵니다. 움직이면 갑니다.
제 그림은 그런 성격입니다.

저는 제가 찍은 사진을 점 안에 숨깁니다. 한 번에 보이면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으니까요. 뭔가 떠올랐다면, 당신은 아직 느끼는 사람입니다.

이 화면의 규칙도 같습니다. 화면은 당신의 스크롤 속도를 읽습니다. 빠르게 굴리는 동안 그림은 점으로 흩어져 있고, 속도가 0에 가까워진 채 1.6초가 지나면 응결하기 시작합니다.

응결에는 1.2초가 걸립니다. 흩어지는 데는 0.25초면 됩니다. 얻기는 느리고, 잃기는 빠릅니다.

청회색 바탕을 크고 작은 원형 점이 빼곡히 덮고, 점 사이로 여러 사람의 눈·입·웃는 얼굴이 무수히 겹쳐 떠오르는 다색 실크스크린 작품

감맹 연작 · 실크스크린 ·

ACT 3 마모

선인장이 자꾸 죽었습니다.
세 번째부터는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이 화면도 같은 방식으로 무뎌집니다. 당신이 그림을 흩어뜨릴 때마다 다음 응결에 필요한 정지 시간이 늘어나고, 돌아오는 그림은 조금씩 덜 옵니다. 이 벌칙은 페이지를 새로 고치면 사라집니다. 화면이 기억하는 건 이 세션의 조급함뿐입니다.

흩어짐 0회 · 요구 정지 1.6초 · 복원 100%

가로로 긴 화면의 위쪽을 짙은 청록 잎과 자주색 점이 덮고, 아래쪽에는 청록과 자주의 크고 작은 점이 흩어져 나무들이 늘어선 풍경으로 읽히는 실크스크린 작품

Untitled · 2014 · Silkscreen on Paper · 50×24cm

ACT 4 감성 시력

시력검사는 얼마나 멀리 보는지 잽니다.
저는 얼마나 오래 멈추는지 잽니다.

  1. 0.8s 멈추면 보입니다.
  2. 1.4s 빨리 넘긴 것은 없던 일이 됩니다.
  3. 2.2s 천천히가 아니라, 멈춰서 보는 겁니다.
  4. 3.5s 여기까지 멈춘 분은 드뭅니다.
  5. 5.5s “인간의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는 것” 작가의 말 · 확인된 발언

이 검사표는 작품 재현이 아니라, 오른쪽 작품의 배열 원리를 따른 화면 장치입니다. 흩어진 횟수만큼 각 행의 요구 시간이 0.2초씩 늘어납니다.

종이 바탕에 옅은 청록 점이 깔리고, 짙은 자주색 남녀 실루엣 쌍이 시력검사표처럼 여러 줄로 놓인 세로 실크스크린 작품. 위 줄은 서 있는 두 사람이 크게 떨어져 있고, 아래로 갈수록 줄이 작아지며 두 사람이 가까워진다

Untitled · 2014 · Silkscreen on Paper · 35×70cm

ACT 5 되묻기

민트색 세로 줄무늬 위 큰 원판 안에 껴안은 사람들의 검은 실루엣과 산호색 점이 겹쳐 찍힌 2014년 갤러리 일호 개인전 이앙 展 포스터. 하단에 전시 기간 2014년 12월 10일에서 16일과 갤러리 주소가 인쇄되어 있다

《감맹》 개인전 포스터 · 2014 · 갤러리 일호

“감맹자전은 우리 안에 흐르고 있는 감정에 대한 질문”

이앙 · 작가의 말 · 확인된 발언

이 화면은 흩어지지 않습니다. 숨기기를 여기서 그만둡니다.

기록. 스트라이프 한 장

이 세션에서 화면이 흩어진 횟수. 0회. 줄 하나가 한 번입니다. 이 종이는 저장되지 않고, 어디로도 전송되지 않습니다. 이미지의 홍수에 한 장을 더 보태지 않습니다.

당신은 감맹자입니까.

텍스트로 읽기. 전문

제1막. 잡음

화면 전체가 떨리는 점으로 덮여 있습니다. 스크롤 속도가 0에 가까워진 채 1.6초가 지나면 점이 가라앉고, 짙은 남색 세로 줄무늬 위 회색 원판 작품이 나타납니다. 빠르게 스크롤하면 0.25초 만에 다시 점으로 흩어집니다.

카피. 잘 안 보이시죠. 제가 그렇게 그렸습니다. / 빠르게 넘기면 흩어집니다. 멈추면 옵니다.

제2막. 응결

같은 규칙으로 두 번째 작품이 응결합니다. 점 사이로 여러 사람의 얼굴이 겹쳐 떠오르는 다색 플레이트입니다.

카피. 멈추면 옵니다. 움직이면 갑니다. 제 그림은 그런 성격입니다.

제3막. 마모

흩어뜨릴 때마다 다음 응결에 필요한 정지 시간이 늘고, 복원되는 그림 위에 옅은 막이 남습니다. 반복이 감정을 마모시킨다는 선인장 연작의 관찰을 화면 규칙으로 옮긴 것입니다.

카피. 선인장이 자꾸 죽었습니다. 세 번째부터는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제4막. 감성 시력

다섯 줄의 검사표가 있습니다. 각 줄은 0.8초에서 5.5초까지, 더 긴 정지를 요구합니다. 끝 줄까지 멈춘 사람만 작가의 실제 문장을 읽습니다. “인간의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는 것”.

제5막. 되묻기와 기록

2014년 갤러리 일호 개인전 포스터는 흩어지지 않는 유일한 화면입니다. 그 아래, 세션 동안 화면이 흩어진 횟수가 세로줄로 인쇄된 종이 한 장이 놓입니다. 저장도 전송도 되지 않습니다.

카피. 당신은 감맹자입니까. / 확인된 발언. “감맹자전은 우리 안에 흐르고 있는 감정에 대한 질문”

이 페이지의 1인칭 문장은 인용 표기된 두 문장을 제외하면 전부 제안 카피이며, 작가 확인 전입니다. 모션 축소 설정에서는 응결 효과가 꺼지고 모든 작품이 정지 상태로 표시됩니다.